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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바닷바람에 물결치는 오서산 억새들의 대향연이 펼쳐졌다.
가을 산행의 백미로 꼽히는 은빛 억새숲길. 전국 5대 억새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충남 홍성 오서산은 여느 억새 군락지와는 차원이 다른 톡특한 눈맛을 만끽할 수 있다.
울창한 억새숲에 파묻히기보다 들꽃 무리와 함께 아담한 억새들의 수수한 조화를 느낄 수 있고 수채화처럼 펼쳐진 억새 물결 속에 광활하게 펼쳐진 서해 낙조의 장관을 온몸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키 작은 억새 사이로 시아가 확 트인 정상에 오르면 남으로는 보령 성주산, 북으로는 서산 가야산, 동으로는 청양 칠갑산과 공주 계룡산까지 관망할 수 있다.
이처럼 오서산은 육·해·공의 풍광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가을산행 매니아들에게는 최고의 억새 명산으로 인기가 높다.
해발 791m의 오서산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장곡면, 청양군 화성면,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 경계에 솟아있는 산으로 충남의 3대 명산이자 서해안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3개 코스로 나뉘어진 억새산행길은 몸이 허락하는 대로, 마음이 끌리는 대로 고르면 된다. 상담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암사를 거쳐 오서정에 오른 뒤 중담마을로 내려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2시간짜리 코스가 있다.
주차장에서 정암사, 오서정을 거쳐 정상까지 오른 뒤 쉰질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아 능선삼거리를 따라 쉼터 및 남산마을로 향하면 3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또 주차장에서 아차산 등산로를 걸어 던목고개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오서정과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가 있다. 정상에선 병풍능선을 따라 공덕고개와 광성사방댐을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오게 되는 데 총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행 들머리인 상담마을부터 가을정취가 듬뿍 풍겨난다.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담산마을로 향하다보면 주렁주렁 달려있는 감나무와함께 속이 꽉찬 가을배추, 무우, 동네길 굽이마다 붉게 익은 고추가 등산객들을 맞는다.
산자락엔 아름드리 밤나무와 드넓은 밤밭이 넉넉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에는 흰구름이 한가로이 노닐고 밤밭이 끝날때쯤이면 본격적인 산길로 이어진다.
울창하게 자란 천연림 속으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나무계단이 나오고 정암사 갈림길까지 다소 급경사로 변한다. 아담하지만 누추하지않은 산중의 작은 절집 정안사는 진정 무소유의 가치를 보여주는 듯 정갈하다.
정암사를 지나 오서정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이내 길은 능선 오르막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면 우리의 오염된 가슴이 말끔히 청소되면서 세포들이 새로운 생기로 충만해지지 않을까?
로프 난간까지 설치된 급경사길 따라 능선에 오르면 이제부턴 오서정을 거쳐 정상에 오르기까지 억새밭 풍광을 독차지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오서산 억새숲엔 가을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은빛 물결의 출렁거림이 능선길을 따라 이어진다.
햇살을 머금은 억새 꽃잎들은 잎사이 솜털을 서로 붙여 온기를 품은 채 작은 미풍에도 세밀하게 반응하며 몸을 숙이는 친절함으로 다가온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의 속삭임은 고운 노래가 된 듯 예쁜 추억으로 새겨지고 꽃잎들은 저마다 의미가 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파고든다. 분주한 도심생활에 지친 이들에겐 텅빈 마음으로 쉴 수 있는 여유까지 안겨준다.
억새숲길을 지나 정상에 오르면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서쪽에 기운 태양이 바다에 빠질즈음 가을바다는 햇살을 품은 반사경으로 빛을 품어낸다.
저멀리 햇볕이 들끓는 바다가 대천항쯤이라면 그너머 울타리처럼 짙고 길게 보이는 게 안면도일 게다. 오서산 정상에선 저아래 보이는 세상보다 더 넓게 가슴을 열고 한 마리가 큰 새가 된 듯 먼 바다와 높은 하늘, 넓은 들판을 자유로이 날고 싶어진다.
충분한 눈맛을 만끽했다면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한 광천에 들러 다양한 젓갈과 재래맛김, 신선한 수산물과 명품한우 등으로 입맛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여기에 푸짐한 충청도 인심을 만난다면 질좋은 새우젓과 명란젓, 오징어젓, 재래맛김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덤도 듬뿍 받을 수 있다.
홍성=송충원 기자 one@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방제휴사 /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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